새로운 조지아주 식품위생규정 시행으로 인해, 한식당에서 자체적으로 김치를 담글수 없게 됐다.
18일 조지아 공공보건부에 따르면, 현재 배추나 상추과의 잎사귀 채소는 ‘온도조절 의무 식품’(TCS)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달 초부터 새롭게 시행된 식품위생규정 때문이다. 귀넷 보건부 새라 닐 대변인은 “11월 1일부터 개정된 조지아 식품위생규정상 배추 보관 기준이 바뀌었다”고 본지에 밝혔다.
새 규정은 “몸통에서 잘린 앞사귀(cut leafy greens)는 화씨 41도 이하에서 보관해야 한다”고 정했다. 다시말해 대형 냉장창고 등 낮은 온도를 유지하는 환경에서만 배추나 상추 등으로 김치를 합법적으로 담글수 있다는 뜻이다. 또, 실온 환경의 주방 등에 자체적으로 김치를 담그면 위법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최근 귀넷카운티 보건부 인스펙터는 둘루스 한식당 등을 돌며 “이제부터 식당에서 자체적으로 김치를 담글수 없다. 시판 김치를 구입해서 손님에게 내놓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둘루스 한식당 업주에 따르면, 귀넷 보건부 인스펙터는 최근 이 식당을 방문해 ‘김치를 담그려면 대형 냉장고 안에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음날 이 식당을 다시 찾아와 “식당에서는 아예 김치를 담글 수 없다. 사서 내놓으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식당 업주들과 손님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둘루스 한 식당업주는 “대형 냉장고를 갖춘 큰 업소면 모를까, 영세한 한식당들은 앞으로 김치를 담그지 말라는 이야기”라며 “김치값도 부담이지만, 저희 가게 김치를 즐겨먹는 손님들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식당 업주는 “금시초문이며 말도 안되는 조치”라며 “요식업계 차원에서 보건부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둘루스 거주 한인 김모 씨는 “한식당마다 맛이 다른 김치를 골라 먹는 것도 식도락의 재미였다”며 “위생도 좋지만, 조지아 한식당 김치맛을 몇가지로 통일하라니 말도 안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귀넷 보건부 새라 닐 대변인은 “새 규정을 지킬수 없는 식당들은 조지아 공공보건부에 예외 신청을 접수할 수 있다”며 “예외신청은 인터넷(dph.georgia.gov/food-service-manuals-and-forms)으로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