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 정부가 재활용이 가능한 음료수 병과 캔 등에 부과되는 ’재활용
보증금(CA CRV)‘의 환급 실태를 단속하고 나서 관련 한인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최근 가주 최대 재활용 센터가 문을 닫고 전반적인 재활용품 수거에 차질이 생기면서 소매업소 등을 옥죄어 정책
효과를 내겠다는 당국의 의도가 배경으로 깔려 있다.
9일 가주 자원 재활용 부서인 캘리사이클(CalRecycle)은 약국 체인인 CVS에 360만 달러의 벌금과 수수료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음료 캔과 병 등을 제대로 재활용 처리하지 않았고, 주정부에 리사이클
수수료 납부도 거부했다는 이유다.
캘리사이클에 따르면 CVS는 가주의 전체 842개
매장 가운데 81곳에서 소비자가 가져온 빈 병과 캔을 받지 않았고 동시에 재활용 보증금도 돌려주지 않았다. 재활용품을 받지 않으면 매장당 하루 100달러의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단속 결과 2017년 수개월 동안 이를 납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80만 달러의 수수료가 부과됐고, 동일한 액수의 벌금이 더해져 총 360만 달러가 됐다.
가주는 지난 1986년 제정된 리사이클 법에 따라 재활용이 가능한 병이나 캔에 대해 용량에
따라 5센트 혹은 10센트의 재활용 보증금을 소비자로부터
받고 이후 소비자가 빈 병이나 캔을 가져오면 보증금을 환급해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상은 맥주, 소다, 물, 주스, 스포츠음료 등이고 우유, 와인, 증류주
등은 제외되는데 병이나 캔에 ’CA CRV‘라고 적혀 있으면 해당하는 것이다.
캘리사이클은 ”CVS는 재활용 보증금을 받고 판매한 뒤 재활용품은
회수하지 않고 당연히 보증금도 소비자에게 되돌려주지 않았다“며 ”수차례 CVS와 해결책 마련을 위해 접촉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미납
수수료와 벌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행 가주 리사이클 법에 따르면 식품상 등의 판매자는 직접 재활용품을 회수하고 보증금을 환급해주거나 아니면 도시 기준 0.5마일 이내에 위치한 전문 재활용 센터로 소비자를 안내해 주면 된다.
그런데 문제는 지난 8월 가주 최대 전문 재활용 센터인
’리플래닛(RePlanet)‘이 문을 닫고 전체 재활용 센터 규모가 20% 줄어들면서 심각해졌다. 이미
3년 전 191개 센터를 닫았던 리플래닛은 올해 남은
284개 센터를 모두 폐업하는 바람에 소비자 불만 증가는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재활용품
수집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졌다.
이후 가주 입법분석실(LAO)이 문제점 파악에 나섰고, 그동안
미온적인 법 집행 태도를 꼬집어온 소비자 단체 ’컨수머워치독‘이
나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컨수머워치독은 ”이번 CVS에 대한 벌금 부과는 재활용의 중요성에 대한 주의를 촉구하고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는 중대한 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소식이 알려지자 한인 리커·마켓 등도 긴장한 분위기다. 실제 판매 현장에서는 재활용품을 가져온 고객에게 재활용 센터의 주소와 연락처를 알려주는 식으로 불만만 없도록
대응하면 되는데 실적 올리기 식으로 단속을 한다면 당해낼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가주한미식품상협회(KAGRO)의 김중칠 상임고문은 ”빈
병과 캔을 받는 것은 보관 장소도 필요하고 운송과 해충 예방까지 보통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 아니다“라며 ”여기에 온갖 재활용업자와 수집업자들도 관리해야 해 업주 입장에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지만, 준법경영 차원에서 관련 규정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