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내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한인들에게 반갑지 않는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면서 이들의 상권이 위협받고 있다.
DC 시의회가 3일 시간당 최저임금을 11.50달러로
인상하는 조례안을 1차 표결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데 이어 4일에는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가 DC내 매장 두 곳을 동시에 개점했다.
조례안의 경우 아직 최종 투표와 빈센트 그레이 시장의 서명이 남아있긴 하지만, 조례안 상정과 1차 표결에서 모두 ‘만장일치’로 통과해 법안 발효가 긍정적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최종 표결에서 시의원 13명 중 9명 이상(veto-proof majority)이 찬성하면 시장의 거부권도 막을 수 있기에 기존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이
마음을 바꾸지 않는 이상 최종 통과 및 발효가 확정적이다. <본보 11월 27일자 A-5면>
사실 월마트의 DC진출은 전국적 최저임금 인상 열풍을 일으킨 ‘월마트 안(DC내 대형 유통업체 임금 시간당 12.50달러)’의 주인공인 만큼 초기부터 잡음이 많았다.
그러나 결국 ‘월마트 안’이 물거품이 되면서 두개 매장이 이날 정상 개점을 했다.
주변 상권의 우려에도 불구, 오전 8시에 개장한
두 매장 앞에는 새벽부터 손님들이 줄을 서는 등 블랙프라이데이를 방불케 하는 등 기존 상권을 위협하는 흡인력을 보였다.
연이은 DC내 비즈니스 환경 변화는 소규모 한인 업주들에게 이중고, 삼중고로 다가가고 있다.
이요섭 워싱턴 한인식품주류협회(KAGRO) 회장은 “월마트는 맴버십을 바탕으로 대량 판매하는
코스트코와는 다르게 물건을 낱개로 싼 가격에 제공하기에 소규모 그로서리나 델리와는 경쟁이 안된다”며 “게다가 월마트도 와인이나 맥주 등을 판매하기
때문에 주변 리커스토어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월마트 주변 5마일 이내 소규모 상점의 70~80%는 문을 닫는다’는 말이 통설로 전해지고 있어 우려는 더욱 크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 조례안이 발효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지난 9월에 폐기된 ‘월마트 안’처럼 대형 업체에만 국한하지 않고 모든 업체에 적용돼 심각한 인건비 상승을 초래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인건비는 스몰비즈니스에선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법안이 발효되면 많은 업주들이 직원을 해고하는 극단적인 방법을
쓸 것 같다”며 우려했다.
현재 DC내 한인 운영 식품·주류 업소는 300여개로, 여기에 세탁소 등을 포함하면 한인 운영 업체는 400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최저임금 조례안은 발효되면 현 최저임금인 시간당 8.25달러가 2014년 9.50달러, 2015년 10.50달러, 2016년
11.50달러로 순차적으로 오른다.
